제4편: 제주도 현무암은 왜 구멍이 뚫려 있을까? 화산 지형 탐구

 제주도 여행을 가면 가장 먼저 우리를 반기는 것이 검은색 현무암으로 쌓은 돌담입니다. 육지의 산에서 보는 흰색이나 회색 바위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죠. 특히 바위에 뚫린 수많은 구멍을 보며 "누가 송곳으로 뚫어놓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신 적 없나요? 이 구멍 속에는 화산이 폭발하던 당시의 긴박한 순간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1. 현무암의 구멍, 정체는 '가스의 흔적'

화산이 폭발하면 지하 깊은 곳에 있던 마그마가 지표면으로 흘러나와 '용암'이 됩니다. 이때 용암 안에는 엄청난 양의 수증기와 이산화탄소 같은 가스 성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탈출의 흔적: 뜨거운 용암이 지표로 나오면 압력이 갑자기 낮아집니다. 마치 콜라 병뚜껑을 따면 기포가 올라오는 것과 비슷하죠. 용암 속에 갇혀 있던 가스들이 밖으로 빠져나가려고 꿈틀대다가, 용암이 빠르게 식으면서 그 통로가 그대로 굳어버린 것이 바로 우리가 보는 '구멍'입니다.

실전 팁: 모든 화산암에 구멍이 있는 건 아닙니다. 땅속 깊은 곳에서 천천히 식은 암석(화강암 등)은 가스가 빠져나갈 틈 없이 꽉 들어차서 구멍이 거의 없습니다. 제주도 현무암은 지표 근처에서 아주 '급하게' 식었다는 증거입니다.

2. 점성이 만든 예술: 순상 화산과 종상 화산

제주도를 멀리서 보면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습니다. 반면 산방산 같은 곳은 마치 종을 엎어놓은 듯 볼록하고 가파르죠. 왜 모양이 다를까요? 정답은 용암의 **'끈적임(점성)'**에 있습니다.

방패 모양(순상 화산): 제주도 전체를 만든 용암은 끈적임이 적어 물처럼 멀리 흘러갔습니다. 그래서 방패를 엎어놓은 듯 완만한 경사가 만들어졌죠. 한라산의 완만한 능선이 대표적입니다.

종 모양(종상 화산): 반대로 끈적임이 강한 용암은 멀리 못 가고 제자리에서 솟아올라 굳습니다. 산방산이 바로 이렇게 만들어진 가파른 지형입니다.

3. 내가 해보니 알게 된 '제주 지리의 특이점'

제주도는 비가 정말 많이 오는 지역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큰 강이나 시냇물을 보기 힘들죠? 그 이유는 바로 방금 말한 '현무암의 구멍' 때문입니다.

비가 내리면 물이 지표면을 따라 흐르지 않고 현무암 사이의 구멍과 틈새로 쑥쑥 빠져버립니다. 그래서 제주도 사람들은 예로부터 물을 구하기 위해 해안가에서 솟아나는 '용천수' 근처에 마을을 이루고 살았습니다. 지형이 인간의 거주 형태를 결정한 완벽한 사례입니다.

4. 초보자가 헷갈리기 쉬운 점: 현무암은 다 검다?

대부분의 현무암은 철과 마그네슘 성분이 많아 어두운색을 띱니다. 하지만 제주도에서도 붉은색을 띠는 돌(송이, Scoria)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용암이 분출될 때 산소와 결합하여 '산화'되었기 때문입니다. 색깔만 보고 "이건 현무암이 아니야"라고 단정 짓기보다는, 형성 과정에서의 화학 반응을 떠올려보세요.

✅ 4편 핵심 요약

현무암의 구멍은 용암이 식을 때 가스가 빠져나간 자리가 굳어진 것이다.

용암의 끈적임(점성) 정도에 따라 완만한 순상 화산과 가파른 종상 화산으로 나뉜다.

제주도의 투수성 지형(물이 잘 빠지는 성질)은 독특한 용천수 문화와 마을 형성에 영향을 주었다.

다음 편 예고: 이제 땅 밑의 어두운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석회암이 빗물에 녹아 만들어진 신비로운 지하 궁전, 단양과 삼척에서 볼 수 있는 '카르스트 지형'과 석회동굴의 형성 원리를 알아봅니다.

제주도 여행 중 발에 치이는 검은 돌이 사실은 지구 내부의 숨결이었다는 사실, 흥미롭지 않나요? 다음 여행 땐 현무암 구멍의 크기를 한번 유심히 관찰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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